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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on Thinking/독서

[서평]행복의 기원 - 서은국

햄볶

 


진화심리학에서 행복 - 결국에는 사람이다.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다. 그것은 쾌락에 뿌리를 둔, 기쁨과 즐거움 같은 긍정적 정서들이다. 이런 경험은 본질적으로 뇌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철학이 아닌 생물학적 논리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행복에 대한 이해는 곧 인간이라는 동물이 왜 쾌감을 느끼는지를 이해하는 것과 직결된다. 쾌감 같은 긍정적 정서의 기능은 동물이 자신의 생존확률을 높이는 환경이나 자원에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뇌는 동전 탐지기처럼 생존에 필요한 자원으로 우리를 유도하는데, 생존에 절대적인 자원일수록 그것에 근접할 때 신호가 강렬하게 울리는 것이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극도로 사회적이며, 이 사회성 덕분에 놀라운 생존력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인간의 뇌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맺기 위해 발달해왔다. 사회적 경험이 행복에 중요한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행복감은 사회적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게 되었다.


행복은 객관적인 삶의 조건들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적응이란 어떤 일을 통해 느끼는 즐거움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현상이다. 적응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일어나야만 하는 현상이다. 오늘 아무리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어도, 살기 위해서는 내일 또 사냥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쾌락은 생존을 위해 설계된 경험이고, 그것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본래 값으로 되돌아가는 초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행복은 '한 방'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쾌락은 곧 소멸되기 때문에, 커다란 기쁨 한 번보다 작은 기쁨을 여러 번 느끼는 것이 절대적이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 행복의 가장 중요한 진리를 담은 문장 중 하나다.

저자는 "행복은 아이스크림이다"라고 표현한다. 아이스크림은 입을 잠시 즐겁게 하지만 반드시 녹는다. 내 손 안의 아이스크림만큼은 녹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 행복해지기 위해 인생의 거창한 것들을 좇는 이유다. 모든 아이스크림은 반드시 녹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자주 여러 번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것이 낫다.


행복의 개인차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그가 물려받은 유전적 특성인 외향적이라는 성격 특질이다.

유전적 영향에 의해 외향성 수치는 어느 정도 정해지며, 그 외향성의 정도가 개인의 행복 수치와 깊은 관련을 맺는다. 외향성이 높을수록 타인과 같이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또 그들이 자기를 좋아하도록 만드는 데 타고난 재주가 있다.

행복한 사람들은 타인과 같이 보내는 사회적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 그의 타고난 기질이 어떻든, 어떤 사회에서 살고 있든,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특성은 자신의 자원을 사람과 관련된 것에 많이 쓴다는 점이다. 일정 경제 수준에 이르면 얼마나 돈이 있느냐보다 그것을 어떻게 쓰냐가 중요해진다.

행복한 이들은 공연이나 여행 같은 '경험'을 사기 위한 지출이 많고, 불행한 이들은 옷이나 물건 같은 '물질' 구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경험에 비해 물질에서 얻는 즐거움은 더 빨리 적응되어 사라지고, 타인과의 상대적 비교를 더 자주하게 된다.

내향적인 사람은 무조건 덜 행복하다는 말이 아니다. 타고난 기질이 어떠하든 사회적 경험은 행복과 관련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문화적 특성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 - '자유감' 그리고 '자기주도적 사고'

저자는 집단주의 문화보다 개인주의 문화가 개인의 행복 성취에 유리하다고 말한다.

집단주의의 획일적 사고에서 개인의 다양한 취향, 가치와 감정 들은 부수적인 것으로 전략하고, 결과적으로 자유감을 저하시킨다. 과도한 타인 의식은 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것보다 그에 대한 타인의 반응이 더 중요해진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삶을 경험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살게 된다.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는 대단한 스트레스다. 타인을 의식하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면 내가 아닌 타인의 시각을 통해 매사를 판단하고 평가하게 된다. 심지어 자신의 행복마저도.

또한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질주의적 태도 자체도 행복을 저해한다. 돈에 대한 생각을 할수록 사람에 대한 관심은 줄어든다고 한다. 행복해지기 위해 돈에 집착할수록, 정작 행복의 원천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멀어지는 모순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행복해지려면?

사람과의 관계가 행복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중요한 전제 조건은 그 관계가 나에게 즐거움과 편안함을 줄 때다.

다른 사람을 경쟁자로 생각 하는 태도, 필요나 목적에 의하거나 소모적인 만남, 소극적인 자유감, 지나친 타인중심적 사고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만 생길 뿐이다.

친구가 무조건 많은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진짜 친구'가 몇 명 있는지가 중요하다.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사람들보다 만나고 싶어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자신의 삶과 선택에 당당함과 자신감을 가지고 인생의 주도권을 쥐고 살자. 각자가 가진 독특한 꿈, 가치와 이상을 있는 그대로 서로 존중하며 이해하자. 그래야 사람의 가장 단맛을 서로 느끼며 살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 밥을 먹자. 자주